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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물 걱정 없는 사막의 나라

〔이스라엘 경제

 

스라엘, 물 걱정 없는 사막의 나라

 

주한이스라엘대사관

경제과

 

 

 [기자의 시각] 목 타는 이스라엘을 보라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걸었다는 예루살렘 ‘비아 돌로로사(고난의 길)’의 중간 지점에는 60㎝ 높이의 노란 파이프가 박혀 있다. 하루 평균 1만명 넘는 순례객이 이곳을 지나가지만, 파이프에 눈길을 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가 승천했다는
곳에 세워진 알아크사 사원, 솔로몬왕이 신에게 바친 성전의 터 등 이슬람·유대교·기독교의 유적으로 가득한 예루살렘에서 누런 파이프의 존재감은 ‘제로’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에 이 파이프는 유적·유물 못지않게 중요하다. 파이프에 단 원격 조종 장치로 도시 전역에 공급하는 물의 흐름과 수도관 누수 유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프는 물 감시 요원인 셈이다. 이스라엘은 이런 ‘요원’들을 수년 전부터 도시 곳곳에 배치했다. 정확한 수는 기밀이다.

이들이 첨단 장비를 도입하는 등 물 관리에 철저한 까닭은 물이 곧 국가 안보와 직결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유전(油田)은 빼앗기더라도 수원(水源)은 사수해야 한다’ ‘물 한 방울이 석유 한 통보다 더 귀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영토 대부분이 사막이니 그럴 만도 하다.

얼마 전 해안 도시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 경제부의 수자원 담당 관계자를 만났다.
그는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을 선언한 직후 이웃한 아랍 국가들과 전쟁을 치르는 동시에 물과도 전쟁을 벌였다”면서 “결국 아랍 국가 그리고 물과의 싸움에서 모두 이겨 나라를 지켜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건국 당시 수원으로 삼을 수 있는 곳은 북부의 갈릴리호수와 중부의 요르단강뿐이었다. 그런데 이마저 모두 적국이었던 요르단의 영토에 절반가량이 걸쳐 있어 이용하기가 어려웠다. 오아시스에서 얻은 소량의 물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노력과 목숨을 건 전투 의지로 아랍 연합군에 맞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이들은 바닷물 1000L를 20분 만에 800원의 비용으로 식수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렇게 생산한 물이 현재 국가 전체 물 사용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물 부족에 시달리지 않는 사막의 나라가 된 것이다.

지난 7월 말 예루살렘으로 파견되기 전 경기도 포천 산정호수로 주말 나들이를 갔다가 깜짝 놀라 보도 사진 찍듯 카메라 셔터를 연방 누른 적이 있다. 병풍같이 둘러싼 명성산과 망봉산을 고스란히 수면에 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호수의 절반 가까이 훤히 바닥을 드러내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닥은 황갈색도 아니었다. 수분이 다 증발해 마르고 갈라져 바랜 허연 색이었다.

왜 우리는 매년 하늘을 바라보며 ‘비야 좀 내려라’며 가뭄을 걱정해야 하는 걸까. 우리 평년 강수량은 약 1200㎜으로 이스라엘(430㎜)은 물론 세계 평균(880㎜)보다 많다. 이스라엘 수자원 관계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물이 항상 부족하니까 항상 위기감을 느꼈고,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우리는 가뭄 철이 지나면 금세 그 위기감을 상실했다가 때 되면 다시 하늘만 바라보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원문기사 by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0/08/2015100803761.html